면허를 따고 3년을 운전했는데도 밤이 되면 핸들을 잡을 수 없었습니다. 해가 지는 순간부터 가슴이 철렁 내려앉고, 헤드라이트 때문인지 시야가 좁아지는 것 같았습니다. 특히 동작 근처 자동차 전용도로는 저녁이 되면 차가 정말 빠르게 움직이더라고요.
처음에는 조금 더 경험하다 보면 익숙해지겠지 싶었습니다. 하지만 몇 번 밤에 나가다 보니 정말 아무것도 안 보이는 것 같아서 결국 낮에만 운전하고 밤에는 남편한테 부탁했습니다. 아이들 학원 데려다줄 때도 항상 남편에게 전화했고, 저 혼자 밤에 나갈 수 있는 경우가 거의 없었습니다.
결정적인 계기는 엄마가 밤에 응급실에 가야 했는데 남편이 출장 중이었을 때였습니다. 밤 11시쯤 아프다고 전화하셨는데 택시를 못 찾아서 정말 답답했거든요. 그날 바로 야간운전연수를 검색했습니다.
네이버에서 동작운전연수 관련 검색을 하니까 야간 특화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곳들이 있었습니다. 가격은 10시간 기준으로 45만원에서 60만원 사이였는데, 저는 동작 쪽에서 자차로 진행하는 프로그램을 선택했습니다. 내 차에서 밤에 운전하면서 배워야 내 차의 거울 각도와 헤드라이트 위치도 정확히 알 수 있다고 생각했거든요.
비용은 총 50만원이었고, 10시간을 4일에 나눠서 진행했습니다. 하루에 2시간반씩 저녁 7시부터 시작하는 스케줄이었습니다.

1일차 첫 수업은 집 앞 골목길에서 시작했습니다. 아직 완전히 어둡지 않은 7시였는데도 제 손이 떨렸습니다. 선생님이 "헤드라이트가 켜져있으니 보이는 범위를 신뢰하세요. 눈으로 보이는 범위보다 훨씬 더 밝게 켜져있거든요"라고 말씀해주셨습니다. 그 말이 정말 도움이 됐습니다.
선생님은 제 차의 헤드라이트 설정부터 확인해주셨습니다. 제 차는 오토 모드가 있었는데, 저는 줄곧 수동으로 켜고 있었습니다. 선생님이 "이 차는 센서가 좋으니 오토에 맡겨도 괜찮습니다. 수동으로 계속 조작하려고 하면 피로도가 높아져요"라고 알려주셨거든요.
1일차 마지막 20분은 동작대로로 나갔습니다. 자동차 전용도로인데 밤에 나가본 적이 처음이었습니다. 차들이 빠르게 지나가고, 제 앞차의 테일라이트만 빨간 점으로 보였습니다. 선생님이 옆에서 "너무 떨어지지 마세요. 앞차의 테일라이트가 2개가 선명하게 보이는 거리를 유지하세요"라고 조용히 말씀해주셨습니다.
2일차에는 본격적으로 고속도로 진입로 근처를 연습했습니다. 아직 고속도로는 아니고, 주변 도로에서 밤에 차선을 바꾸는 연습을 했습니다. 왼쪽 거울에서 뭔가 움직이는 게 느껴지면 정말 무서웠는데, 선생님이 "사이드미러를 먼저 보고, 그 다음 헤드 체크를 해야 합니다. 거울에 안 보이는 사각지대가 분명히 있거든요"라고 반복해서 가르쳐주셨습니다.
2일차 후반에는 코스트코 근처 큰 도로를 돌아다녔습니다. 신호등이 많은 도로였는데, 밤에는 신호등이 더 크고 밝게 보였습니다. 선생님이 "빨간불이 켜지면 너무 앞질러서 가지 마세요. 초록불이 되는 순간을 잘 봐야 합니다"라고 했는데, 낮과 다르게 밤에는 신호 변화가 조금 더 선명하게 느껴졌습니다.

3일차는 제일 무섭던 날이었습니다. 신분당선 근처 큰 도로를 나갔는데, 차량이 정말 많았습니다. 밤 8시쯤이라 출근 시간대 차량들이 아직 도로에 있었거든요. 선생님이 "이 정도 교통량에서 익숙해지면 어느 정도 운전할 수 있다고 봐야 합니다"라고 말씀하셨습니다.
그날 가장 인상적이었던 건 터널입니다. 제가 처음 밤에 터널을 지나갔습니다. 터널 입구에 가까워질수록 제 심장이 철렁 내려앉았습니다. 하지만 선생님이 "터널 안에서도 헤드라이트를 끄면 안 되고, 그냥 평소처럼 운전하시면 됩니다"라고 하셔서 용기를 내서 들어갔습니다. 터널 안은 밖의 밤보다 훨씬 밝았습니다.
4일차는 마지막 날이었습니다. 선생님이 아이들 학원이 있는 길을 직접 운전해보라고 하셨습니다. 제가 자주 낮에 남편이 운전하는 걸 타고 다니던 길이었는데, 밤에는 완전히 다르게 느껴졌습니다. 하지만 이상하게도 두렵지 않았습니다. 흰색 페인팅이 더 선명하게 보였고, 앞차를 따라가는 것도 쉬웠습니다.
마지막 30분은 동작 쪽 주택가로 나갔습니다. 좁은 길에서 대향차가 오면 어떻게 하나 싶었는데, 선생님이 "양쪽 거울로 얼마나 남는지 봐요. 그리고 속도를 줄여야 합니다"라고 했습니다. 그 조언대로 하니까 대향차를 만날 때도 침착할 수 있었습니다.
50만원의 비용이 처음엔 비싼 줄 알았습니다. 하지만 이제 밤에도 운전할 수 있으니 정말 값어치 있는 투자였습니다. 내돈내산 100% 후회 없는 결정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연수를 끝낸 지 3주가 됐는데, 지난주에는 밤 10시에 엄마 집에 혼자 다녀왔습니다. 아이 학원도 저 혼자 데려다주고 데려올 수 있습니다. 남편이 출장가도 이제 걱정이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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