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가 강원도로 내려갔습니다. 버스와 기차로만 만날 수 있다는 게 너무 답답했습니다. 차가 있으면 금요일 오후만 되면 바로 달려갈 수 있을 텐데, 항상 시간표를 맞춰서 움직여야 했습니다. 게다가 휴일 버스표는 일주일 전부터 떨어지곤 했습니다.
면허는 따고 3년을 운전하지 않았습니다. 처음엔 곧 운전하겠지 싶었는데 차를 사지 않아서 자연스럽게 미뤄지다 보니 어느새 3년이 지나 있더라고요. 그러다가 올해 초에 구매한 내 차가 정말 예뻤거든요. 이 차를 타고 강원도까지 가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네이버에서 동작 쪽 운전연수를 검색했습니다. 방문운전연수가 가능하다고 했는데 내 차를 직접 가져와서 배운다고 했습니다. 가격은 8시간에 36만원이었습니다. 이 정도면 그 친구 만나러 가는 버스표 왕복하고도 남는다고 생각했습니다.
예약하고 3일 뒤에 수업을 시작했습니다. 첫날 오전에는 차 밖에서 기본부터 했습니다. 선생님이 '운전면허 따신 지 벌써 3년이세요? 신기하네요' 라고 웃으면서 말씀하셨는데, 좀 창피했습니다 ㅋㅋ
동작 근처 아파트 단지 주변에서 먼저 감을 잡았습니다. 도로가 많이 복잡하지 않아서 차선 변경과 기본 조작을 배우기에 딱 좋았습니다. 30분 정도 돌다 보니 핸들이 조금 익숙해지기 시작했습니다.
2시간 차에는 본격적으로 큰 도로로 나갔습니다. 신호등이 많은 교차로에서 좌회전하는 연습을 했는데, 손이 떨렸습니다 ㅠㅠ 맞은편 차를 피해서 진입해야 하는데 타이밍을 못 잡겠더라고요. 선생님이 '차이 커 보이지만 실제로는 충분한 시간이 있어요. 신호가 초록불 뜬 지 2초 정도면 들어가도 됩니다' 라고 하셨습니다.
첫날 끝났을 때 정말 피곤했습니다. 운전만 했는데도 정신은 너무 피폐했습니다. 하지만 뭔가 조금은 희망이 보였습니다. 아, 이 정도면 혼자 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거든요.

2일차에는 고속도로 연습을 했습니다. 화물차가 옆에서 휭 지나갈 때마다 가슴이 철렁했습니다. 선생님이 옆에서 '좌측 사이드미러로 화물차 전체가 안 보이면 끼어들지 마세요. 앞쪽 차와의 거리도 충분히 유지하고요' 라고 알려주셨습니다. 이 말이 정말 도움이 됐습니다.
마지막 2시간에는 주차 연습을 했습니다. 동작 근처 대형마트 지하주차장에서 했는데, 후진 주차가 정말 어렵더라고요. 처음에는 3번이나 다시 빼고 들어갔습니다. 하지만 선생님이 '사이드미러에 기둥이 어디 보이면 핸들 꺾으세요' 라고 정확히 지점을 알려주니까 네 번째에는 성공했습니다.
3일차는 정말 설렜습니다. 왜냐하면 이 날이 마지막 연수라고 생각했거든요. 그리고 선생님이 실제 드라이브 코스를 제안하셨습니다. 동작에서 출발해서 강변도로로 나가 서강대교까지 가는 코스였습니다. 실제 도시 운전을 경험하는 거였습니다.
강변도로에서 차선 변경하는 장면에서 저는 깜빡이를 먼저 켰습니다. 선생님이 아무 말 없이 고개를 끄덕이셨는데, 그 순간 진짜 기뻤습니다. 마치 학교 시험에서 좋은 점수 받은 기분이었습니다.
서강대교 지하에서 평행주차도 한 번 성공했습니다. 이전에는 이런 일이 가능하다고 생각도 못 했는데 말입니다. 선생님이 '이제 강원도까지 충분히 혼자 다니실 수 있겠어요' 라고 하셨을 때 눈물이 살짝 났습니다.
8시간 총 비용은 36만원이었습니다. 솔직히 처음엔 좀 비싸다고 생각했는데, 강원도 왕복 버스표가 8만원인 거 생각하면 진짜 가성비 좋았습니다. 내돈내산 후기이고, 정말 후회 없는 투자였습니다.
연수 끝난 지 2주가 지났습니다. 지난주 금요일 오후에 처음으로 혼자 강원도로 드라이브를 갔습니다. 동작을 떠나 강변로로 나갔을 때 가슴이 철렁했지만, 어느새 서강대교를 지나고 있었습니다. 2시간 반 만에 친구 집에 도착했습니다. 친구 얼굴이 정말 밝아졌습니다.
지금은 매주 금요일마다 강원도 가는 게 일상이 되었습니다. 내 차를 타고 혼자 가고 싶은 곳을 가고 있습니다. 버스 시간표를 맞출 필요도, 누군가에게 부탁할 필요도 없습니다. 이 자유로움이 정말 값진 거구나 싶습니다. 30살에 처음 느껴보는 이 자유감을 위해서라도 이 연수는 정말 후회 없는 선택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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